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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난 사랑...

권택명 · 2000-06-13 13:43 · 번호 346
<scrolldelay="50">어긋난 사랑



어느 햇빛 따스한 오후 ..
캠퍼스 한 귀퉁이의
조용한 강의실 창가에
두 남녀가 앞뒤로 앉아 있다..

앞에 앉아있던 그 남자는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난 그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녀는 월요일과 금요일엔
늘 산뜻한 무스크향
가득한 향수를 뿌린다는 것을
난 잘 알고 있다.
또한,
그녀는 청바지보다는
꽃무늬 가득한 긴 치마와
단정한 블라우스를 즐겨 입는다는 것을
난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항상
은빛 하트가 장식된 머리핀으로
탐스런 긴 생머리를
올리고 다닌다는 것을
난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기분이 좋을 때면
얘기를 할 때,
사람의 팔을 가볍게
툭툭 친다는 것을
난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집은 항상 밤 10시가 지나면
모두가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그녀 집의 불은
어김없이 꺼진다는 것을
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늦은 밤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도
난 감히 전화를 하지 못한다.
그리고
지금 그녀가 나의 뒤에서
일기를 쓰고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녀는 늘 그렇게
일기 쓰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늘 창가에 앉아 창 밖으로
지나는 사람들을 조용히
지켜보기를 즐긴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지금도 그녀는 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다는 것을

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는 나에 대해서 너무나 모른다.
그는 내가 그와 같은 강의가 있는
월요일과 금요일엔
언젠가 그가 '참 좋은데요' 라고 말한
무스크향 향수를
그를 위해 뿌리고 온다는 것을
그는 모른다.
그리고
난 청바지와 티셔츠를 좋아하지만
그가 긴치마에 단정한 블라우스를
입은 여자를 좋아한다기에
그를 위해 그렇게 입는다는 것을
그는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 그가 친구를 통해
생일날 전해준
은빛하트 장식의 머리핀을
내가 즐겨 한다는 것을
그는 모른다.
그리고
그를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까이 느끼고 싶어
그와 얘기를 할 때면
그의 팔을 툭툭 친다는 것을
그는 모른다.
그리고 늦은밤,
혹시나 그에게서
전화가 올 지 모른다는 생각에
10 시가 넘으면
집의 불을 모두 끄고
그의 전화를 기다린다는 것을
그는 모른다.
그리고
항상 그의 뒤에 앉아
공책 가득히 가득히
그의 이름을 채워 나간다는 사실을
그는 모른다.
지금도
세 장째 그의 이름을 적고 있는데..
그리고
늘 그가 앉는 창가에서
창으로 비치는
그의 옆모습을 훔쳐보며
얼마나 내가 행복해 하는지를
그는 모른다.
지금도 난 그를 애타게 엿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내가 얼마나 그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너무도 모른다.

그는 나에 대해 너무나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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